
버크셔 해서웨이가 애플에 대한 주식 투자를 55%나 늘렸지만, 그동안 기술주 투자에 인색했던 워렌버핏을 생각하면 의아하다. IT업계가 빠른 변화 때문에 투자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타임 온라인판은 워렌버핏이 애플 주식을 사들인 진짜 이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과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보도를 인용해, 워렌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올 2분기 애플 주식 매입을 늘린 반면, 월마트 지분은 매각했다는 내용을 주로 다뤘다.
애플 주가가 12.3%까지 추락한 2분기에 버크셔가 980주에서 540만주를 추가로 사들여 1520만주로 늘리면서 주식투자금액이 11억 달러에서 15억 달러까지 늘어났다는 것. 상대적으로 월마트 지분은 3월말 5억 200만주에서 6월말 4억 200만주로 줄여 주식투자금액이 29억 달러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버크셔 포트폴리오 내의 월마트 투자 비중이 애플의 투자 비중 보다 높다.
올해 3분기 애플의 주가는 20%나 올랐고, 월마트의 주가는 0.34% 상승에 그쳤다. 때문에 파이낸셜타임스는 워렌버핏의 베팅이 당장은 적중했다고 밝혔다.
애플 주식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 처음으로 등장한 건 지난 5월. 버핏의 후계자로 지목되는 토드 콤스나 테드 웨슐러 중에 한 명이 감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타임은 조금 다른 분석을 내놨다. 웨렌버핏의 투자원칙이 달라진 걸까 아니다. ‘애플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사실 기술주 투자에 인색한 워렌버핏이지만, 예외도 있다. 26억 달러라는 큰 돈을 손해 보면서도 몇 해 동안 IBM 향한 그의 사랑은 여전하다. 버핏은 “기업 자체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IBM의 기업 가치가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판단을 잘못했을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IBM 주식은 일절 매도하지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투자원칙은 자명하다. 잘 모르는 분야에는 투자하지 않고, 당장의 이윤을 내는 곳보다는 안정성이 보장되는 곳의 주식을 사들인다. 버핏에게 이미 IBM은 안정적인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혁신’이라는 타이틀로 전세계 IT 시장을 뒤흔든 애플도, 이제는 더 이상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가아니다. 안정적인 이윤을 창출하는 IT기업이 됐다는 판단을 버핏은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도 그럴 것이 잭스닷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애플의 향후 5년간 연평균 수익은 8.7%로 예견되고 있다. 이 수치는 지난 5년간 애플이 해마다 30%씩 성장했던 과거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산업계의 거물 제너럴 일렉트릭(GE, General Electric)과 비교해보면 자명하다. GE는 향후 5년간 10.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보다도 성장률이 높다.
또한 애플은 이제 구식 가치주에 속한다. 사실, 향후 12개월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한 애플의 주가수익률은 약 12정도에 거래된다. 해외 주식시장에서는 약 19정도의 주가수익률에 거래가 이뤄진다. 기술주는 일반적으로 어림잡아 약 20배의 미래 수익률에 거래가 이뤄진다. 이것은 즉 버핏 같은 바겐 헌터에게 비교적 싼 금액이다.
스포츠 회사인 필립스66과 애플이 12로 나타났고, 월마트는 17, 선코어에너지는 26, 리버리티 미디어와 베리사인은 19였다.
그리고 애플은 더 이상이 기술주가 아닌 필수소비재 주식으로 볼 수 있다는 것. 필수 소비재 주식과 장기 보유주 중심으로 사들이는 것은 버핏의 대표적인 투자전략이다. 뿐만 아니라, ‘역투자 성향’을 보이는 워레버핏의 전략이 이번에도 발휘되었다는 점도 괄목할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