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여 전만 하더라도 얼리어답터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스마트워치 시장이 무서운 기세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가격하락으로 이전보다 구매율이 상승하면서 2020년에는 글로벌 스마트워치 판매량이 5천만대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2천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출하량 1천940만대에 비하면 3.9% 늘어나는 수준이다. IDC는 오는 2020년에는 스마트워치 출하량이 5천460만대에 이를 것이라며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을 23.2%로 전망했다.
우리나라 역시 스마트워치 등을 포함한 웨어러블 기기 가입자가 1~2년 사이에 급성장하며 태블릿PC 가입자를 추격하고 있다. 올해 2월 미래창조과학부의 무선통신 가입자 통계를 살펴보면 2014년 10월 3천542명이었던 웨어러블 가입자는 올해 2월 42만9천198명으로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태블릿PC 가입자는 3만 명가량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안에 웨어러블 가입자 수가 태블릿PC 가입자를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워치 기능이 갈수록 다양해지면서 중·장년층들도 시계 대신 스마트워치로 갈아타는 등 사용 연령층 또한 확대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스마트폰 없이도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는 것.
지난 8월말 공개된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 기어S3의 경우 스마트폰 없이도 통화를 할 수 있으며 스마트워치 최초로 삼성페이를 탑재, 금융 업무도 가능하다. 화면에 글자를 쓴 뒤 텍스트로 변환해 전송할 수 있으며 별도의 GPS를 탑재해 긴급 상황 발생 시 버튼을 세 번 터치해 구조 요청을 보낼 수 있다.
IDC는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폰 없이 전화통화 기능을 쓸 수 있게 되면 유용성이 더 커지고, 스마트워치 앱도 이런 전화 기능을 기반으로 개발될 것”이라며 “집이나 일터의 다른 기기와도 연결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어S3의 대항마인 애플워치 시리즈2는 위치 정보 이용 및 운동 추적 기능이 강화됐고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고'를 지원하는 등 실용성을 한층 강조하고 나섰다. 메시지에 애니메이션 기능을 추가하고 골프 스윙 개선 애플리케이션 등 다양한 앱을 추가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애플워치 나이키+’, ‘애플워치 에르메스’ 등 다양한 콜라보 제품들을 추가로 발표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시장을 선점한 애플과 삼성전자의 틈새시장을 공략, 스마트워치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글로벌 패션시계 브랜드 파슬그룹은 이달 초 스마트워치 ‘파슬Q’를 국내 출시한 데 이어 내달 마이클코어스, 11월 엠포리오 아르마니 등 패션 브랜드와 결합한 스마트워치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바이크 마니아들에게 인기 있는 미국의 가민은 ‘포러너 235’ 스마트워치로 한국시장에 진출했다. 심박수를 측정하는 ‘가민 엘리베이트’ 기능을 사용해 최대 유산소 섭취량까지 기록하는 등 아웃도어·스포츠 활동에 최적화 된 점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국내 벤처기업인 다산그룹이 슈퍼카 람보르기니 창업 가문의 2세가 설립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토니노 람보르기니’와 손잡고 스마트기기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며, 스포츠용품 전문업체 순토도 다양한 스포츠 활동별 기록을 관리할 수 있는 ‘스파르탄 울트라’ 스마트워치를 출시했다.
한편 지난 2분기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은 애플워치가 47%로 가장 높았고 삼성전자의 기어 시리즈가 16%로 애플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며 추격중에 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 유럽 4대 시장에서도 애플워치는 31.8%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