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기술을 사수하라' 디지털가전업계 특허 공방
'핵심기술을 사수하라' 디지털가전업계 특허 공방
  • By 김미례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6.09.2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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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컴프레서/ LG전자

이달 초 ‘국제가전전시회(IFA) 2016’에서 중국 가전업체 하이얼 전시장을 찾은 삼성전자 냉장고 개발자들이 난색을 표했다. 하이얼이 처음 내놓은 스마트 냉장고가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시장에 내놓은 ‘패밀리허브’ 냉장고를 ‘대놓고 카피’한 수준이라는 것.

삼성전자 개발자에 따르면 냉장고에 부착된 LCD의 위치와 크기는 물론 메모와 쇼핑, 사진촬영 기능 등 주요 기능 구성이 동일하고 기능 선택 메뉴의 아이콘 크기까지 그대로 따왔다는 설명이다.

특히 냉장고문 안쪽의 카메라는 냉장고 문을 열지 않고도 스마트폰 등으로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으로 삼성 측이 특허를 낸 부분임에도 그대로 적용돼 있었다. 개발자들은 “해외시장에 출시되면 소송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혁신적인 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는 디지털·가전업계에서는 이러한 카피캣이나 미투상품에 대한 분쟁이 비일비재하다. 경쟁업체의 추격을 뿌리치고 핵심기술을 사수,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은 특허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쿠쿠전자는 압력밥솥 안전 기술에 대한 쿠첸과의 특허소송에서 특허권리를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소송 대상이 된 압력밥솥 제작 기술은 내솥 뚜껑이 분리된 상태에서 동작이 이뤄지지 않게 하는 안전 기술로 분리형 커버를 쓰는 전기압력밥솥에 적용되는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다.

쿠첸은 쿠쿠의 '안전장치가 구비된 내솥 뚜껑 분리형 압력조리기'가 특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권리범위 확인심판 청구를 제기했으나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은 쿠첸의 청구를 기각, 쿠쿠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LG전자는 최근 소형 냉장고와 정수기 등의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를 두고 독일 세콥(Secop)사를 상대로 이탈리아 토리노법원에 특허무효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전 세계 소형 컴프레서 시장 점유율 1위인 세콥은 소형 컴프레서와 냉매 배관을 고정하기 위한 압축관 연결 구조, 소형 컴프레서의 소음을 줄여주는 토출 머플러 구조 등에 관한 유럽 특허 2건을 보유중이다.

세콥은 지난 7월 LG전자가 해당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형 컴프레서 생산·판매 등 중지와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LG전자는 세콥 기술이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세콥 특허가 무효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밝힐 계획이다.

전 세계 LED 시장 5위를 차지하고 있는 LED전문기업 서울반도체와 자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는 최근 자사의 LED 관련 특허를 침해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미국의 K마트에 대해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K마트는 연매출이 30조 원에 이르며 1000여 개에 달하는 매장을 갖추고 있는 대형 글로벌 유통회사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K마트에서 판매되는 LED 제품들은 자사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LED 제조 관련 핵심특허 8종을 침해했다”며 “백열전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최근 미국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LED 필라멘트 전구도 특허소송 제품 중 하나”라고 밝혔다.

한편 6년을 끈 삼성과 애플 간의 ‘세기의 특허소송’ 최종심이 보름 여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은 대법원이 이번 소송에서 전체 이익 환수를 명한 하급법원 판결을 그대로 인용할 경우 특허 괴물들의 무분별한 소송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백, 수천 개에 이르는 복잡한 부품을 사용하는 IT 기업들이 특허괴물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는 것.

실리콘밸리의 상당수 IT 기업들도 이 같은 삼성 측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델, 이베이 등은 애플의 주장이 ‘현대 기술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애플은 디자인이 아이폰 성공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맞서고 있다. 애플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캘빈 클라인, 알렉산더 왕 같은 대표적인 산업디자이너 100여 명의 법정조언자 의견을 함께 제출한 상태다.

​미국 대법원이 122년만에 디자인 특허를 다룬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소송 상고심은 오는 10월 11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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