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했던 미국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전자의 분할과 현금 배당을 요구하고 나섰다.
엘리엇은 삼성전자의 지분 0.62%를 보유하고 있어 당장 요구사항이 관철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이 50%가 넘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동조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엘리엇은 지난 5일 삼성전자 이사회에 “삼성전자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으니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하고,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 중 30조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분할된 두 회사를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해 기업 가치를 높이라”고 주문했다.
시장은 엘리엇의 요구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6일 오전 9시1분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76% 오른 169만6000원에 거래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에는 엘리엇이 삼성전자의 ‘흑기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축으로 하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전자 필요로 하는 과정이 엘리엇의 요구사항에 반영됐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여의도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스스로 내세우기 힘들었던 인적분할과 지주전환 명분을 엘리엇이 대신해 준 격”이라며 “엘리엇의 속내는 알 수 없지만, 현 상황만으로 봐서는 한마디로 ‘적과의 동침’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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