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화가·작곡가까지...이미 활약 중인 '인공지능氏'
기자·화가·작곡가까지...이미 활약 중인 '인공지능氏'
  • By 김인욱 기자 (info@koreaittimes.com)
  • 승인 2017.01.26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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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넥스트 렘브란트’가 그린 그림/ https://www.nextrembrandt.com

0.3초, 기사 1건을 작성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고작 그 뿐이었다. 2006년 영국의 톰슨 파이낸셜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해 기업의 수익에 관련된 기사를 시작했는데, 이 새로운 시스템이 기사 하나를 써 내려간 시간이 고작 1초도 걸리지 않았던 것.

2009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스탯츠 몽키'라는 이름의 알고리즘은 단 몇 초만에 야구 기사를 작성해냈다. 미국의 오토메이티드 인사이트의 로봇 기자 '워드 스미스'는 초당 9.5개 기사를 써서 2013년 기준으로 월평균 1만5천개 기사를 미국 AP 통신 등에 판매하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은 '길지만 좋은 읽을거리'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기사들을 자동 선별하고 편집해 24페이지 분량의 타블로이드 신문을 발행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기도 했다.

이렇듯 인간 대신 인공지능이 기사를 쓰는 '로봇 저널리즘' 또는 '내러티브 사이언스'라는 단어는 어느새 우리 귀에 익숙해지고 있다.

2013년 3월 일본에선 '호시신이치문학상'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공모 1차 심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하코타테미래대학의 마쓰바라진 교수팀의 인공지능이 쓴 소설 2편이 소문의 주인공이었다. 사람이 구체적인 스토리와 상황을 주면 그에 맞는 문장을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쓰여진 이 소설은 안타깝게도 2차 예심에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함을 보여준 선례다.

구글에선 스탠포드 대학과 메사추세츠공과대학과 함께 인공지능을 이용한 로맨틱 소설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회귀신경망 모델'이라는 제목의 이 소설은 3천권의 로맨스 소설과 1만1천개의 인터넷 로맨스소설 등을 학습해서 이를 바탕으로 스토를 구성하고 문장을 만들어 내고, 자연어 기술을 통해 문장을 다듬고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 작곡가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 거슬러간다. 1955년 미국 일리노이대학의 힐러와 아이작슨이 "컴퓨터가 작곡을 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일리악'이라는 컴퓨터시스템을 만들었던 것이 시초라 할 수 있다. 일리악은 16세기 작곡가들의 곡을 분석한 다음, 이를 16세기 작곡가 팔레스트리나가 제시한 화성법에 따라 화음이 맞는 음을 수학적 확인 마르코체인에 따라 찾고 이를 새로 구성하는 방법으로 1956년 '현악 4중주를 위한 일리악 조곡'을 완성했다.

최근에는 구글에서 80초짜리 피아노 연주곡을 선보이기도 하고, 예일대에선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해 특정 음악 장르를 스스로 학습하고 같은 장르의 비슷한 음악을 작곡할 수 있는 '쿨리타'를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 성균관대 안창욱 교수팀이 '보이드'라는 인공지능 기반의 작곡 알고리즘을 통해 일렉트로닉장르의 곡 'grey'와 'cavita'를 만들어 국내 음원사이트에 공개하기도 했으며, 픽토뮤직연구소는 '픽토뮤직'이라는 인공지능작곡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네덜란드 델프트공대팀이 '넥스트 렘브란트'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화가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넥스트 렘브란트는 18개월 동안 네덜란드의 화가 렘프란트의 작품 346점을 분석해 그의 화풍에 대한 지식을 쌓았다. 이 지식을 바탕으로 도출된 규칙과 3D 프린터 기술을 접목시켜 1억 4천400만 화소에 총 13개 계층의 유화질감을 갖는 그림을 그려냈다. 넥스트 렘브란트는 그림을 그리기 위한 주제를 스스로 정했는데, 렘브란트 화풍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30~40대 백인 남성의 초상화가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림 속 남성의 얼굴은 오른쪽으로 향해야 하고 흰색깃에 어두운 색상의 옷을 입고, 수염도 있고 모자를 써야 한다는 세세한 내용까지 알고리즘을 통해 정하기도 했다.

‘종합 예술’이라고 불리는 뮤지컬 제작에도 인공지능이 진출했다. 영국 스카이아트 TV 채널의 후원으로 제작된 뮤지컬 '울타리를 넘어서'는 캠브리지대학의 머신러닝 그룹의 연구를 바탕으로 제작됐고, 런던 대학에서는 '왓 이프 머신'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시스템을 통해 이야기 구조를 만들고, 마드리드 컴플루텐스 대학의 소프트웨어인 '프로퍼 라이트'는 스토리텔링에 관한 인공지능을 통해 서사구조를 만들기도 했다. 닉콜린스가 개발한 인공지능작곡시스템 '안드로이드 로이드 웨버'는 주요 뮤지컬 넘버의 작곡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이는 뮤지컬용 음악분석기법에도 활용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박영수 정원식 허남호 연구원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미디어 제작의 오늘과 내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이 사람의 창작 활동을 대신하는 것들을 들여다보면 이는 인공지능이 모방해 가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며 "사람이 창의적인 무엇인가를 만들려고 할 때, 옆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믿음직한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어 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담긴 고품질의 미디어를 제작할 수 있다면, 이 모든 모습이 우리가 꿈꾸고 바라는 달콤한 내일의 모습이 아닐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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