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남북이 60년간 단절되다 보니, 많은 방송통신부문이 다르게 발전되어 왔다. 일례로 컴퓨터의 키보드 자판 배열만 해도 다르다. 이는 남북통일이 되면 혼란은 가중 될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동서독이 통일되기 전 20여년간 진행되었던 방송통신 표준을 위한 협력 방법을 참고하여야 한다. 최근 개성공단의 건설과 함께 남북이 생산부문의 표준이 일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 개방과 무한경쟁으로 표현되는 국제환경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국제화된 국가표준을 남북이 협력하여 나가도록 해야 한다. 남북 교류, 협력의 물꼬를 터 나가고 있는 가운데서도 우선시해야 할 기술표준의 협력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보통 규격이라고 부르는 성문표준은 남한에서는 KS, KICS 등이 있고, 북한에는 KPS(국규)가 있다. 이 규격들이 종전에는 각각 미국 또는 일본, 러시아(구 소련)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하지만 국제규격인 ISO 등을 기초로 남한의 상당한 규격들이 변모해 왔다. 북한의 경우 최근 알려진 바에 의하면 2002년 이후 대부분의 KPS가 국제규격에 걸맞게 규격 개정을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서로 알려진 바가 없으니까 종전의 규격이든, 새로운 규격이든 그 내용의 전모를 알 수가 없다. 앞으로 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국가 방송통신기술 표준 전문기관으로서 방송통신 표준연구로서 남북 표준 통합을 위한 준비를 지속 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북한의 기술표준을 제대로 알 수 없고 접할 수가 없어도 일정 범위 내에서 연구할 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남북의 표준 전문가들이 나서서야 한다. 정부의 표준기관들이 나서서 하는 것은 이해를 달리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최소한 민간 전문가들이 나서서 해야 할 상황이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전문가들이 주축이 되어서 우선 만들어지는 '남북 방송통신 표준협력단'의 구성이 있어야만 한다.
이러한 합동 조직을 구성함으로써 상호 조율이 가능해 진다는 점에서 남북협력을 원활하게 끄는 요인이 될 것이다. 또한 이런 협력체 형태는 남북 협력을 정부 및 민간인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하다보니 생길 수 있는 잡음들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된다. 한국 내에 북한을 상대할 여러 조직 또는 기관이 있는 경우의 남북협력사업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북한 측면에서 보면 통일된 협력창구를 찾게 됨으로써 협력의 효율화를 추구할 수 있게 되고, 그들이 원하는 바를 원하는 곳에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상호 유익하게 된다.
협력 창구로서 '남북 방송통신 표준협력단' 발족 자체가 곧 협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북핵문제, NLL 문제, 국군포로 송환문제 등이 걸림돌이 되어서 남북 최정상급 회담마저 진행되지 못하기도 하니 표준 협력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하지만 정치적 문제를 떠나서 표준 협력은 산업과 과학기술이라는 비정치, 비사상적인 협력이므로 협력을 위한 상호간의 준비가 절실하다고 본다.
우선 남북의 방송통신 표준 전문가들이 만나야 한다. 허심탄회하게 학술적 토론 뿐만아니라 협력을 위한 실무적인 토론이 있어야 상호간의 현황 파악과 협력 점의 발굴이 가능해 진다. 그리고 규격을 중심으로 자료의 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원천적인 자료를 숙지하지 못하면 더 이상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서로를 알 수 있는 장을 온라인건 오프라인이건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할 때 세계 속의 우리 민족이 경쟁력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남북의 협력하여야 미래 통일이 되었을 때 세계시장에 우수한 제품을 팔아 통일비용을 마련 할 수 있다. 또한 방송통신 표준은 조만간 다가올 통일 한국의 산업에 기초를 놓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