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헬스케어를 1조3100억원에 인수해 ‘승자의 저주’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콜마(회장 윤동한)에 대해 신용평가사가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 논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콜마는 지난달 20일 CJ헬스케어 주식 100%를 1조 31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문제는 CJ헬스케어 인수를 위한 차입금이 9000억원(총액의 69%)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콜마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1980억원에서, 오는 4월 인수가 완료되면 1조980억원으로 455% 가량 증가하게 된다.
한국기업평가(KR)는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 인수 계획 발표 직후인 지난달 21일 “한국콜마의 기업신용등급 및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등록한다”고 밝혔다.
KR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주식매매계약체결 시점에 계약금 4%(500억원)를 납부했다. 이를 제외한 잔금 96%(1조 2600억원)를 거래 종료일에 일시 현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KR은 “인수 완료 후 연결기준으로 확대될 외부차입 규모는 총 9000억원(한국콜마 3000억원, SPC 6000억원)”이라며 “연간 금융비용 부담은 약 350~400억원 가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국콜마는 2014~2015년 무차입의 재무구조를 보였다. 2016년 설비투자 및 지분투자 등으로 순차입금이 증가했으나 전체 차입규모가 현금 창출력 대비 낮은 수준이어서 우수한 수준의 재무안정성이 유지됐다.
KR은 그러나 “이번 인수자금 1조 3100억중 상당부분이 인수금융 등 외부차입으로 조달될 예정임에 따라 단기적으로 한국콜마의 연결기준 영업현금창출력 대비 과중한 차입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와 함께 별도기준으로 2019년까지 의약품 공장 설비투자 등과 관련하여 연평균 600~700억원의 투자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재무 안정성의 저하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한편,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CJ헬스케어 인수 발표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 회장은 지난 22일 ‘영남일보’에 “(승자의 저주 우려도 있는데) 우리가 잘해야 한다. 못한다면 그런 소리가 나올 수도 있겠지. 하지만 몇년만 지나면 그런 시선을 바꿀 것이다. 지켜봐도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