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뱅크, 금호타이어 인수 여력 두고 ‘의구심’
타이어뱅크, 금호타이어 인수 여력 두고 ‘의구심’
  • 정세진 기자
  • 승인 2018.03.2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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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환영’, 산은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 일축

 

중견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두고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7일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기업으로서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를 좌시할 수 없다”며 인수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중국 더블스타 매각에 안타까운 심정을 느꼈다며 “타이어뱅크가 인수하면 그동안의 잘못된 경영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우리나라 기업으로서 일자리와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 유출을 막는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전국 판매망을 갖춘 타이어뱅크는 판매 증가와 고용을 보장하며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타이어뱅크는 기업공개(IPO)를 통한 현금 확보 혹은 회사 담보제공에 따른 차입으로 자금을 조달,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타이어뱅크의 자산 규모 등을 고려해 봤을 때 사실상 인수가 어렵다며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는 격”이라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타이어뱅크의 자산은 2016년 기준 토지(1140억원), 건물(434억원) 등을 포함해 3639억원 정도다.

자산을 담보로 잡고 가액대로 자금을 끌어 모은다고 하더라도 금호타이어 인수에 필요한 6463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더구나 건물과 토지 등 담보가치가 큰 물건들에는 850억원의 근저당 등이 잡혀 있다 보니, 실제 조달할 수 있는 금액은 채 1000억원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동안 금호타이어 인수가 난항을 거듭한 데는 비용으로 인한 부담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지금까지 꾸준히 인수 후보를 물색해 왔으나 2조4000억원에 이르는 차입금과 중국공장 부실, 고임금에 저생산성 문제로 인해 더블스타 이외에 마땅한 후보가 나타나지 않았다.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재인수 역시 전략적투자자(SI)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타이어뱅크측은 IPO 추진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이 역시 현실성이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IPO가 성공하려면 장기간에 걸쳐 기업가치를 제고해 공모가를 높이는 것이 핵심인데 현재 채권단의 자율협약 중단 데드라인은 불과 3일 앞으로 임박했기 때문이다. IPO에 필요한 상장예비심사와 증권신고서 제출, 수요예측과 공모청약 등의 관련 절차만 해도 최소 3~4개월이 걸린다.

또 김정규 회장은 타이어뱅크가 국내공장 운영을 맡는 조건으로 2곳의 글로벌 기업이 재무적투자자(FI)나 SI로 참여할 뜻을 밝혔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기업명은 제시하지 않아 진정성에 의심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타이어뱅크가 기업홍보 효과를 노리고 인수참여를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번 발표로 인해 금호타이어 사태가 점점 혼전을 거듭하게 된 것만큼은 사실이다.

노조측은 타이어뱅크의 제안에 환영의 뜻을 표하며,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이 있는 데 해외 매각을 강행할 수는 없다”며 채권단에 맞서고 있다. 반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의 유동성이 이미 한계에 이른만큼 해외 매각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 사측에서는 타이어뱅크의 투자 제안에 대해 일축하며 “골든타임을 놓치고 법적관리로 들어가도록 조장하려는 음모”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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