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본사 8000억원 출자 놓고 ‘먹튀’ 논란 가열
GM본사 8000억원 출자 놓고 ‘먹튀’ 논란 가열
  • 정세진
  • 승인 2018.05.1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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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산은 “일자리 15만6000개 10년 이상 지켜” 반박

한국GM이 정상화되는 데 산업은행이 7억5000만달러(한화 약 8000억원)를 출자하기로 한 것을 두고 이른바 ‘먹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오는 18일 한국GM 2대 주주인 산은은 GM 본사와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정부와 산은은 한국GM 본사 뿐 아니라 협력업체들을 포함해 향후 10년 이상 15만6000개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으므로 이번 협상이 ‘남는 장사’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결국 GM이 한국에서의 지원만 누린 채 발을 빼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원 방식에서 GM과 산은의 ‘불평등 계약’이 있다는 점, 정부가 시간에 쫓겨 성급하게 지원안을 결정한 것, GM에 대한 견제 장치 부족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가령 한국GM의 지분율은 GM 본사에서 83%, 산업은행이 17%를 가지고 있는데 이번에 지원되는 ‘뉴머니’는 지분율에 따라 분배됐다. GM이 투입하게 되는 금액은 36억달러(약 3조9000억원)이며 산은은 지원금 8000억원을 시한국GM의 시설투자 용도로 출자한다.

만약 한국GM이 이익을 낼 경우 출자자인 산은이 배당을 받을 수 있으나 한국GM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만큼 출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GM측은 뉴머니 중 28억달러는 대출로, 8억달러는 출자전환 조건부 대출로 투입한다. 출자와 달리 대출은 우선적으로 변제를 받을 수 있으며, 채무자는 이익이나 손해 여부와 관계없이 이자도 함께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GM이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청산된다 하더라도 GM본사는 28억달러의 대출금을 고스란히 회수할 수 있다. GM이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자금은 8억달러로 산은의 7억5000만달러와 비슷한 수준에 그친다.

또한 기존의 대출금 28억원을 출자전환하는 이른바 ‘올드머니’ 역시 애초에 GM이 한국에서의 철수를 고려했던 만큼 큰 손실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정부에서 지방선거 등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한국GM 회생안의 경제적 타당성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협상을 진행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부는 회계법인 실사를 통해 한국GM의 부실 원인을 명확히 진단하고 회생 가능성을 따져 지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실사에 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부분은 없다.

가령 GM본사와 한국GM 사이의 부품·완성차 거래 가격인 '이전가격'에 대해 “제3자 가격으로 평가했을 때 비정상적인 수준이 아니다”라는 모호한 답변을 내놓았다.

GM측은 현재 90%를 넘는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이 오는 2022년경에는 10% 가량 하락해 경쟁사들과 비슷해지며, 인건비 절감 효과가 더해져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말 그대로 ‘예측’에 불과하다.

또한 정부와 산은은 비토권과 지분매각 제한, 3조원 설비투자 등을 통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장담했으나 GM이 일방적으로 약속을 어길 경우 소송 외에 즉각적인 해결책은 없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번 협상에 대해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GM측도 마찬가지로, 28억원의 대출금을 회수하려면 소송과 임금, 상거래채권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전액 회수가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 회장은 이어 “자동차 업계 환경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10년이라는 기간은 GM의 장기 경영 의지로 해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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