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수소 긴급 조달에도 업계 불안은 여전
불화수소 긴급 조달에도 업계 불안은 여전
  • 정세진
  • 승인 2019.07.1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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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방편…안정적인 공급처 확보가 관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의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의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일본의 수출규제가 현실화되면서 반도체 업계가 원료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가장 급한 것은 반도체 회로를 깎을 때 쓰는 불화수소, 즉 에칭가스로 반도체 회로를 깎거나 불순물을 없애는 데 쓰인다.

그동안 일본산 불화수소를 주로 써 온 이유는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며 생산 라인을 일본 제품에 맞게 설정해 둔 상태라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불화수소는 독성이 강한데다 오랫동안 보관하기 어려워 재고를 쌓아두기 곤란한 재료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서는 일단 3개월 치의 물량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100여명이 넘는 직원들을 일본과 대만 등으로 파견해 추가 물량을 확보했는데, 주로 일본 업체가 대만 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들이다. 그러나 이는 남은 물량을 끌어와 급한 불을 끈 것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게 업계의 이야기다.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국산 불화수소를 반도체 생산 공정에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산 불화수소가 생산라인에 투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양사는 원료에 대한 신뢰도 및 정합성 테스트를 끝내고 최근 D램 생산 라인에 투입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이미 올해 초부터 일본의 경제 보복을 감지, 국산 제품 도입을 검토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국산 불화수소를 공급하는 A사는 공급 주문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증산 등을 준비 중이다.

반도체 업체들은 A사의 노하우와 경쟁력을 볼 때 일본산을 대체하기에 적절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외교적 대화를 통해 일본과 거래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원칙이지만, 불가피할 경우 국산 불화수소 등 대체제를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제3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의견은 러시아산 불화수소를 국내에 들여와 원료 공급책 자체를 변경하는 것이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제품을 들여와 검증하는 데만 6개월은 소요되므로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난색을 표했다.

국내 업체들은 우선 지금의 상황을 최대한 버티면서 대체 수입처 확보와 국산화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러시아가 한국 측에 제안한 불화수소를 도입하는 것보다는 국산 불화수소 생산 확대가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반도체ㆍ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를 국산화하면 경제 보복과 같은 외부 요인에도 타격을 피해갈 수 있다. 다만 국산 불화수소의 공급량이 한계가 있는 만큼 수입 다변화 측면에서 러시아 제품을 도입해 국산과 수입산을 병행 사용할 필요성도 함께 제기된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산은 품질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고, 샘플을 받아 테스트를 거쳐 실제 적용까지 최소 2개월이 걸린다"면서 "공급처가 늘어난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국산화에 정책적 무게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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