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국산 불화수소 테스트 돌입
삼성·SK, 국산 불화수소 테스트 돌입
  • 정세진
  • 승인 2019.07.17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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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테스트에 3~6개월 소요 전망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의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의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국산 불화수소(에칭가스) 테스트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양사는 국내 불화수소 제조업체 솔브레인 등 국내 업체와 접촉, 실제 공정에 적용할 수 있을지를 타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래도 반도체 기업들이 100% 일본산 원료만 쓰는 것은 아니었으며 D램 공정 등에서는 일부 국산 불화수소가 쓰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건은 고순도 불화수소가 들어가는 공정에까지 국산 재료를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 또 한 가지 숙제는 액체상태의 불화수소를 고순도 가스로 만드는 기술인데, 국내 협력사들 중몇몇 곳에서 이미 일본의 기술을 따라잡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업계에서는 말한다.

불량률 우려 때문에 곧바로 공정에 쓰기는 곤란하지만,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면 국내산 가공품이 쓰일 수도 있다는 것. 품질 테스트에는 약 3∼6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반도체 업계의 전망이다.

최근 러시아 측이 불화수소 수출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국내 업체들은 아직 어떤 형태인지 알 수 없어 수입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중국이나 대만의 경우 고순도 불화수소 제조는 아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산 테스트 기간 동안 최대한 시중의 물량을 모으거나 사용량을 아껴 쓴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 구매팀은 국내외 구매처를 돌며 급하게 일정 물량을 확보했으며, SK하이닉스도 이날 사장급 경영진이 일본으로 가 주요 소재 업체들과의 면담에 나설 계획이다.

양사의 움직임은 이렇게 확보한 재고를 반도체 공정에 최소한만 투입. 최대한 오래 버틴 후 국산 품질 테스트 공정 투입을 기다린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불화수소는 그동안 일본 의존도가 높아 일본 정부가 수출을 규제한 3개 품목 중 가장 대체하기 어려운 품목으로 꼽혀왔다.

한편 일본 불화수소 업체들 사이에서는 결국 한국이 소재 국산화에 성공해 일본만 수출에 손실을 입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업체들이 삼성전자의 태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그동안 삼성전자는 품질과 납기 문제 등을 고려해 일본산 이외의 불화수소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지만 이번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로 생각이 바뀌고 있다”며 “한국 반도체 업체의 일본 소재 산업 이탈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우려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도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는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에 타격을 주겠지만 이 분쟁이 악화되면 일본 기업이 잃을 게 많다”며 “한국 업체들은 조정기간을 거쳐 일본산 소재를 대신할 공급자를 찾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4일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포토레지스트(PR), 불화수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에 필수적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에 대해 한국에 적용하던 `수출 간소화 우대 조치`를 폐지하고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들 세 가지 품목은 모두 반도체·OLED 생산에 중요한 소재인 데다 일본 의존도가 높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PR와 불화수소의 대일 수입 의존도(전체 수입 중 일본 비중)는 각각 91.9%, 43.9%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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