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가 별도의 금융전문 자회사로 독립한다. 네이버페이는 추후 핀테크 중심의 금융사업 전문성을 확보하며 다른 간편 결제 서비스들과 본격적인 '페이 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4일 사내 독립기업(CIC) 형태였던 네이버페이를 물적 분할 형태로 분사,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네이버페이는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기존보다 전문성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임시주주총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1일 정식 출범할 예정이다. 자본금은 50억원으로, 전략적 파트너인 미래에셋으로부터 5000억원 이상의 투자도 받을 예정이나 정확한 금액과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네이버파이낸셜의 신임 대표는 최인혁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겸직하기로 했다. 최 신임 대표는 지난 2000년 네이버에 합류했으며 서비스본부장, 서비스기술담당이사(CTO), 서비스관리센터장, 서비스정책센터장, 비즈니스 총괄 등을 역임했다. 회사 내부에서 그는 서비스 제반 뿐 아니라 비즈니스 영역까지 다양한 부분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네이버측은 최 신임 대표에 대해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정보기술(IT)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기술과 금융 서비스를 잘 융합시킬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업계에서 회원가입, 로그인, 배송조회 등 온라인 쇼핑에서 이용자들이 불편을 느끼는 부분들을 순조롭게 해결하며 결제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페이의 결제자 수는 월 1000만명을 넘어서 동종 업계 중 가장 승승장구하는 서비스로 꼽힌다.
지난 24일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도 네이버측은 “네이버페이 포인트는 보상과 혜택을 넘어 편리한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언급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포인트 충전 규모는 6월 현재 연초 대비 4배 가량 증가하며 앞으로도 고속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극적 이용자층을 기반으로 삼아 카카오페이·페이코 등 여타 IT 기반 핀테크 업체를 넘어선다는 게 이들의 목표이다. 추후 네이버파이낸셜은 간편결제 뿐 아니라 금융 분야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대출이나 보험, 투자 등 다양한 영역을 모두 다루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사업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는 중국 간편결제 시장에서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알리페이와 유사한 모델로 분석된다. 사업을 키워가기 위해 네이버파이낸셜은 일본을 중심으로 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라인과도 긴밀히 협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결제는 송금과 달리 사용자가 상품을 소비하며 돈을 내는 고도의 관여 행위"라며 "금융 영역으로 더 쉽고 재미있게 연결해 사용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은 한때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인터넷 은행사업 진출에는 여전히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