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이어 신라젠…바이오산업 악재 지속
인보사 이어 신라젠…바이오산업 악재 지속
  • 정세진
  • 승인 2019.08.08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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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도덕성 논란 불거지며 불신 확산

코오롱티슈진 인보사가 식약처로부터 허가 취소를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신라젠이 항암제 임상 3상 중단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임직원들의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며 자칫 바이오업종 전체로 불신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코스닥 시장에서 신라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7% 넘게 하락한 1만42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신라젠은 한때 코스닥 바이오주 가운데 대표 종목으로 불리던 유망주였으나 임상 중단 소식이 알려진 지난주 금요일 이후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신라젠 주가는 무려 3분의1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문은상 대표가 6~7일 각각 20억원, 16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으나 하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앞서 미국 데이터모니터링 위원회는 진행성 간암에 대한 신라젠 항암제의 임상 3상 중단을 권고했다. 임상시험 중단은 사실상 개발 무산과 다름없는 일이라는 게 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더구나 바이러스 기반 항암제는 개발성공 가능성이 다른 신약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이어서 투자 위험도 크다. 신라젠 측은 이에 대해 “임상 절차 문제 때문에 발생한 일이며, 간암을 제외한 신장암, 대장암 등에 대한 임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부장급 직원이 스톡옵션으로 49억 원을 번 뒤 퇴사하고, 지난달에도 한 임원이 88억 원 어치의 주식을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영진이 이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무소속 이언주 의원 등 정치권 일부에서도 신라젠 내부에서 금융사기가 있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수사를 종용하고 나선 상황이다. 인보사에 이어 신라젠까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제약·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는 크게 위축됐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말한다.

실제로 바이오 대장주로 불리는 셀트리온은 7일 주가가 4.11% 하락했고, 40만원대를 넘었던 메디톡스 역시 3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의 김학균 센터장은 “바이오 같은 성장주는 투자자들이 미래의 성장성을 보고 사는 것인데, 최근의 사건들로 인해 믿음이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바이오업계가 수년 간 염원해 왔던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 통과라는 호재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법안은 기존 합성의약품과 다른 첨단바이오의약품 특성에 맞도록 세포 채취·검사·처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제도’를 신설하고, 허가·심사체계가 새로 마련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법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는 “미국·유럽 등 선진국은 살아있는 세포를 배양하거나 편집해 만드는 ‘바이오의약품’ 특수성을 고려한 관련법을 제정, 혁신신약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며 “이번 법 제정으로 연구개발에 기반한 업계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인보사와 신라젠 등 연이은 악재가 터지면서 바이오산업 육성 이상으로, 바이오업계 성장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라젠을 비롯해 바이오업계는 주식 시장 내 신뢰 회복을 위해 가능성이 높고 분명한 데이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올해 안에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둔 신약은 약 4건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바이오 기업들이 적지 않은 성과를 낸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자의 손실을 막으려면 ‘거품’이 걷힌 객관적인 정보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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