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3.3배, 자동차 6.1배, 짜장면 14배 상승
지난 40년간 쌀과 닭고기 가격은 3배 오른데 반해 서울 강남아파트 가격은 84배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9일, 하나은행 산하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물가 관련한 국내 공공데이터와 언론기사 등을 분석한 ‘국내 주요 재화 및 서비스의 가격 추세 분석 : 1980~2020’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0년간 농수산물, 공산품 등 소비재 대부분의 명목가격 상승률이 국민 1인당 GDP 상승률보다 낮아 소비자가 체감하는 실질적 가격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 대비 2020년 1인당 GDP는 1714달러에서 3만1754달러로 증가해 18.5배 늘었다.
서울 강남 아파트는 지난 40년간 가장 높은 가격 상승률을 나타냈다. 강남 은마아파트는 3.3㎡ 기준 매매가를 기준으로 볼 때 1980년 77만원에서 2020년 6469만원으로 약 84배 상승했다. 전세가는 16만원에서 1629만원으로 101배 증가했다. 사립초등학교 1년 수업료도 14만6000원에서 652만원으로 44.5배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쌀과 닭고기 가격은 약 3배 증가했다. 1980년 3000원 이던 쌀 4kg 가격은 2020년 9500원으로 3.2배 올랐고, 닭고기 1kg은 1400원에서 4656원으로 3.3배 상승했다. 이 밖에 상추 8.5배, 오이 5.2배, 대파 4.7배, 당근 9.5배 등 식재료의 가격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육류의 경우 닭고기는 3.3배 오른 동안 한우 등심 100g이 533원에서 8957원으로 16.8배 올랐고 삼겹살 100g은 167원에서 1613원으로 9.7배 증가했다.
기술 발전, 생산성 증대, 교역 확대 등으로 주요 제조·서비스 품목의 실질적 가격은 하락한 반면, 반면 공공재와 기호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중형 자동차 평균 가격은 1980년 389만원에서 2020년 2390만원으로 6.1배 상승했고, 콜라 4.5배, 소주 5.1배, 영화 관람료는 6.7배 오르는 등 1인당 GDP 상승률 18.5배에 비해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기술의 발달의 영향으로 20인치 컬러 TV와 국제전화 가격은 각각 45%, 77% 하락했다.
교통비의 경우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은 80원에서 1250원으로 40년간 15.6배 상승해 택시 기본요금보다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택시 기본요금은 같은 기간 400원에서 3800원으로 9.5배 상승했다.
병원 진료비는 9.9배, 문화재 입장료는 10배, 국립대 등록금은 19배 상승하는 등 정부와 공공기관이 공급하거나 가격을 통제하는 서비스 항목들이 민간 영역의 소비재보다 비교적 높은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기호품도 큰 폭으로 올랐다. 커피는 200원에서 4100원으로 약 21배, 담배 한 갑은 300원에서 4500원으로 15배 상승했다. 짜장면 가격은 1980년 350원에서 2020년 5000원으로 14배 올라 1인당 GDP 상승률을 감안하면 체감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영화관람, 식사, 커피를 기준으로 데이트 비용을 환산해보면 1990년 1만8800원에서 2020년 6만1200원으로 약 8.6배 증가했다. 데이트 비용을 벌기 위해 필요한 아르바이트 근로 시간은 1990년 28시간에서 2020년 8시간으로 감소했다.
한편 군대 사병 월급은 육군 병장 기준 4000원에서 54만원으로 139배 올랐다. 군입대부터 제대까지 받는 총수령액은 11만원에서 856만원으로 78배 증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번 연구를 통해 지난 40년간 주요 소비재의 실질적인 가격이 대부분 하락하였음을 확인했다”며 “다만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 분석이기 때문에 최근 심화된 소득 양극화를 고려할 때 저소득층의 체감 물가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