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긴급지원’ 두산, 계열사 매각 등 고강도 자구안 제출
‘1조 긴급지원’ 두산, 계열사 매각 등 고강도 자구안 제출
  • 이준성
  • 승인 2020.04.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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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솔루스, 국내 사모펀드와 8000억원 매각 협상 중
두산퓨얼셀도 매각, 두산밥캣 지배구조 개편 등 추진

극심한 자금난으로 긴급 자금 1조원을 지원받기로 한 두산그룹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채권단에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제출했다.

두산그룹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두산그룹과 대주주는 책임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마련했다”며 “뼈를 깎는 자세로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동화 가능한 모든 자산에 대한 매각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무구조 개선계획의 성실한 이행을 통해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채권단에 제출한 재무구조 개선계획은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두산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에 대해 타당성, 실행 가능성, 구조조정 원칙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두산그룹과 협의를 거쳐 두산중공업 경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자구안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말 확정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의 올해 만기 차입금은 4조28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이달 갚아야 할 외화공모사채만 해도 6000억원에 달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차입금의 규모가 큰 만큼 두산그룹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 확충 방안을 자구안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이 제출한 개선 계획에는 오너가 사재 출연, 자산 매각, 유상증자 등의 방안이 다각적으로 제시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산그룹 지주사 ㈜두산이 소유한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등 자회사 매각이 이번 자구계획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의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각각 8626억원과 3829억원이다.

현재 두산그룹은 두산솔루스 경영권 매각을 위해 국내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협상 중에 있다. 두산그룹은 전자, 바이오 소재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두산솔루스의 지분 61% 전체를 매각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솔루스의 매각 금액은 최대 8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의 신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연료전지 회사 두산퓨얼셀도 매각을 검토 중이다.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은 모두 두산이 대주주로서 많은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채권단이 대주주의 책임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두산중공업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손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분리해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계획도 이번 자구안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에서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으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재편해 두산중공업에서 시작된 유동성 위기가 손자회사인 두산밥캣 등으로 확산되는 걸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와 함께 두산건설 매각, 두산중공업 일부 사업부 분할 매각, 인력 구조조정 확대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에 대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안도 자구안에 포함됐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가 아닌 특정 3자를 신주의 인수자로 정해놓고 실시하는 유상증자로 두산 대주주들이 사재를 출연해 현재 두산중공업 주가보다 높은 가격에 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주주총회를 열고 자본금 한도를 2조원에서 10조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러한 가운데 민변, 참여연대, 민노총 등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산중공업 경영진이 합리적 근거 없이 두산건설을 지원했다며 배임 혐의로 고발했다. 한편 환경 단체 15곳은 같은 날 “두산중공업이 석탄 화력발전 사업을 정리한다는 명목으로 금융을 지원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기획재정부와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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